어차피 같은 사람이니 같은 방법으로 영업한다? 다르다, 많이 다르다.

세상사 뭐 다른가...
어차피 같은 사람이니 같은 방법으로 영업한다?
다르다. 많이 다르다.
동일 인물에게 세일즈 해도, 확연하게 다르다

최근까지 B2B 시장에서 세일즈를 해왔습니다. 과거에는 B2C 시장에서 '옷' 팔았습니다. 그 차이점을 써볼까 합니다.

이미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B2B는 비즈니스,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대 기업입니다. B2C는 커스터머(Customer) 즉, 기업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겁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B2B는

- 법인은 하나의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합니다.

- 내가 보여있는 조직이 상대의 조직과 '일로써 만난 사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그래서 계약서라는 것을 중요시하고 서류(문서)로 대화하고 계약서로 손잡고 싸울 때도 서류로 싸우는 것입니다.

B2C는

- 내가 속한 기업이 개인을 상대하는 것

- 내가 법인이든 개인사업자든 관계없이 '수익활동을 하는 어떤 조직'이 일반 소비자에게 물건 파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를 들면,

- 내가 사과를 100개 사 와서 1개를 누군가에게 팔았다면? B2C 가 됩니다.

- 내가 사과를 100개 사 와서 1개를 어떤 기업과 계약해서 팔았다면? B2B가 됩니다.

잠시 다른 얘기를 해보자면 얼추 검색하면 나오는 내용들이긴 한데요. 

고객중심, 3C 분석, 4P 분석 등 이런 건 학교에서 배우는 거고, 위에서 달라고 하면 그냥 '정리해 와라 주니어야' 라는 거예요. 

물론 3C, 4P분석이 의미 없는 행동은 아닙니다. 중요한 건 맞아요. 시장을 모를 때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본부장, 임원, 대표에게 필요합니다.

매일 검색 해 보고 시장 어떤지 연구하고 고민할 필요 없는 사람들이지요. 그럴 시간이 없어서 주니어급에게 시키고, 시니어에서 정리해 보고하는 내용들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가 시장에서 사과를 팔고 있고, 매일 그 시장을 방문하면서 다른 사과는 얼마에 파나, 어디서 사 왔나, 색깔은 어떤가 맨날 보고 있다면, 3C 분석, 4P 분석 같은 게 필요할까요? 시간낭비입니다.

분석은 insight(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 하는 행동이고 얻은 insight 는 inspiration 즉 영감,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하는거 니까요.

(참고로 저는. RSS를 만들어서 제가 궁금한 시장 내용을 매일매일 보고 있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이야기의 핵심은 B2B 와 B2C의 차이점, 핵심이 무엇이냐? 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B2B는 설득 시킬 사람이 많아요. Buttom up 방식이든 Top down 방식이든. 제가 경험한 차이는 없습니다. 다 설득시켜야 합니다.

Top down 방식 (위에서 지시하는 것)으로 "앓는 소리 말고 그냥 해" 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가설하겠습니다. 윗사람하고 친해서, 아빠끼리 아는 사이라서, 내가 팔고 있는 '사과'를 무조건 '내가 속한 기업에서' 사야한다면,
- 야 저 기업 어떻디? 저기꺼 괜찮아 보이는데.

- 내가 볼땐 여기가 끌려. 여기꺼 꽤 잘될꺼 같아. 느낌이 좋아.

- 나는 여기라고 생각하는데 너는 어때?

라는 형태로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그럼 담당자 입장에서는 그냥 그대로 했다가는 (회사에서) 잘립니다. 아무리 Top down이라고 해도 그 업체를 선택하는 '명분(근거)'가 필요합니다. 이게 B2B 입니다.

조직의 담당자가 업체를 선택하는데 명분이 필요하다는 뜻은 뭘까요? 내가 그곳에 세일즈 한다면 당연히 나를 선택해야 하는 '명분'을 줘야 한다는 뜻 입니다.

Top down 이든 Buttom up 방식이든 관계 없습니다. '명분'이라는 것은 꽤 중요합니다. '기업 대 기업간의 거래'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명분(근거)는 기업과 기업을 비교하는 문서인 업체 비교표, 제안서,  사업계획서 등이 있습니다. 그래서 명분인 제안서가 중요합니다.

제안하는 내용에는 담당자를 다치지 않게 할 수 있고, 담당자가 자신 있게 들이댈 수 있는 근거들이 정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시장조사 내용, 가격 근거, 정부기관 발표 내용, 법적 근거 등이 깔려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담당자가 업체 선정을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명분이 부족하고 어설픈 업체라면, 경쟁업체 데려와 비딩(Bidding)을 붙여 비교를 합니다.

Top down 영업은, '문을 여는 행위가 쉬운 거지, 일은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다시 말합니다. 일은 어려워져요. 

어디서 주워들은 걸로 영업을 아는척하며 가르치려고 하지 마세요. 창피한겁니다.

왜? 담당자가 제 친 거잖아요. 담당자는 기분 나쁠 수 있습니다. 이에 괴롭힘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 이거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뭐죠?

* 우리는 이거인데 왜 이걸 써야하죠? 우리꺼 이해는 하고 제안하신거예요?

* 아니 시장은 이렇게 되있는데, 제대로 확인은 하신거예요? 데이터가 안맞잖아요?

이거 해결 방법은 그와 친해져야 하고 애초에 해줘야 할 내용보다 120% 더 해줘야만 합니다. 100을 원하면 '깔 생각밖에 없기 때문'에 80의 성과가 나옵니다. 그러니 120을 줘야합니다.

결국 담당자의 머릿속에 '아 이 업체랑 일하는 게 나았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줘야 합니다.

그럼 B2B 영업에서 가장 쉬운 방법이 무엇인가?

영업한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어떤 사람은 밤새도록 술 마시고 그냥 주워온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관계자와 친해서 사업을 발생시키는 영업을 하고 RFP에 독소조항을 넣는 등 행위를 할 수 있겠죠.

저같은 경우는 마케팅했습니다. 해당 시장에 먹히는 방법으로, 가장 좋은 방법으로 '미끼를 뿌려놓는' 행위를 한 겁니다.

문제가 생기면, 위에서 알아보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아랫 사람은 검색하게 됩니다. 그래서 연락이 오는 담당자를 대상으로

1.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고 (근거 자료를 제공하고, 자기도 처음에는 잘 모르거든요.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2. 명분 안에는 비교 자료를 넣고 (담당자의 일을 덜어주고)

3. 나를 선택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를 제시합니다.

결국 담당자가 주도권을 쥐는 것과 유사한 그림을 만들어주고, 담당자에게 힘을 얹어주면서, 나는 나대로 챙길 것을 챙기는 것. 서로 win win 하는 방향으로 영업하는것이 가장 안정적이고 문제 없었던 거 같습니다.

# 저는 결코 술 영업 안 했습니다. 그게 먹히던 시대는 지났거든요.

# 윗사람 연락처 알아와서 컨택하면 다 되는 줄 아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B2C는 다르다며?

다릅니다. B2C는 한 사람만 설득하면 되니까요. 돈 쓰는 사람. 즉, 개인입니다.

가격 비교? 매스티지(Masstige, 대중을 뜻하는 Mass와 명품을 뜻하는 Prestige Product의 합성어) 마케팅 시장으로 가면 가격비교는 의미 없습니다.

중고가 시장에서 1, 2천 원 싼 티셔츠의 가격차이가 의미 있을까요?

내가 격이 다름을 느끼고, 내가 사는 상품의 질이 다르고, 내가 샀을 때 오래 쓸 수 있고 등 시장에 대한 차이로 발생되는 이해관계로 달라질 것이라는겁니다.

그냥 팔면 됩니다. 눈에 많이 띄면 됩니다. 쇼핑몰의 최상단에 노출되어야 하고 (돈써야 하고), 그 상품 후기가 좋아야 하고(돈 써야 하고), 상품 사진이 사고싶게 나와야 하고 (돈 써야 하고) 입니다.

제가 옷장사를 했을 때 하루에 100만원정도의 이익이 있었습니다. 하루에 100벌정도 팔렸고, 3만원에 사와서 4만원에 팔았거든요. (이거 저거 뗄거 떼고도)

이때 지마켓,옥션에서 팔았는데, 저녁 11시에 택배사에 보냈습니다. 즉, 저녁 9시에 구매해도 다음날 아침에 받아볼 수 있다는겁니다.

15년 전에 당일 배송이 실현됐습니다. 배송이 빠르니 후기가 좋았고 사진도 잘 나왔습니다. 물론 마케팅도 돈 아끼려고 머리 쓴 방식이 먹혔습니다.  

결론을 내려보자면 B2B는 계단식 구조의 기업에 존재하는 이해관계자 모두를 충족시켜야만 하는 영업이 돼야 한다. B2C는  개인을 만족시키는 것이 한 가지라도 있다면 충분한 매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P. S. 물론 어떤 시장에서는 술 영업이 없으면 안되는 시장도 있습니다. 이 시장은 보통 '연속적으로 납품을 하는 시장'입니다. 한 종류를 납품하고, 시간이 지나면 업그레이드하고 교체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되는 시장.

이런 시장은 그냥 담당자하고 형 동생 하는게 최곱니다. (그 시장을 잘 알고 있습죠)

그러면 담당자가 때가 되면 알아서 '동생 제안서 가져와~'라고 합니다. '명분 가져와~'라고 하는겁니다. 이런 건 꺾기도 힘들어요. 담당자가 이러거든요 '네가 책임질꺼야? 왜 업체 바꾸는건데?' 

*본 기사는 사례뉴스 필진기자 아마란스 채호진 대표가 쓴 컬럼입니다. 아마란스 채호진 대표는 디지털 콘텐츠 스타트업 도큐멘토를 운영하는 아마란스의 대표이자 산업현장 16년여 사업기획과 프리세일즈를 수행하고, 브런치 서적 '제안 사냥꾼'의 저자입니다.

아마란스 채호진 대표 필명 캐릭터
아마란스 채호진 대표 필명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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